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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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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브랜딩 전망 "불편유발사회" (1/2)

2024년 브랜딩 전망 "불편유발사회" (1/2)

2024년 브랜딩 전망 "불편유발사회" (1/2)

2024년 브랜딩 전망 "불편유발사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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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불편유발사회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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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현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 전략을 전개해야 합니다. 2024년을 준비하며 우리 일상을 되짚어봅시다.

지난 몇 년간 전세계인들의 일상을 앗아갔던 코로나로부터 다시 예전의 생활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함께 2023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경보 수준이 낮아지면서 방역조치 등이 완화되고 매일을 마치 일기예보 보듯 체크해야 했던 확진자 관련 뉴스에서 비로소 벗어났고요. 그러나 그 해방감을 오롯이 누리기도 전에 또다른 나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 한 해였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고 새롭게 시작되었으며, 경제는 악화되고 유래 없던 기후 위기가 세계 곳곳을 할퀴었습니다. 언제나 나쁜 뉴스는 있어왔습니다만, 예전보다 훨씬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체로 미디어에서 다루는 이슈들은 남의 일, 저 먼 곳의 일처럼 치부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는 저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잦아진 산불과, 여름 태풍으로 인한 도시 마비, 기록적인 폭염과 이 모든 것들로부터 촉발된 먹거리의 가격 상승 등은 우리 일상을 뒤흔들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는 개인의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듭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각 개인이 이 이슈들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고, 듣고, 느끼며 이슈에 대한 통각이 더 예민해집니다.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바로 내 주변의 무지출 챌린지, 영끌 후일담에 대해 접하며 나도 모르게 위기감과 긴장감을 매일 새로 고침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사회적으로 팽배한 분열 때문입니다. MZ와 라떼, 한남과 김치녀, 1찍과 2찍, 갤레기와 앱등이- 세상을 흑백으로 갈라 내 편이 아니면 조롱하고 비하하는 문화는 사람들의 시야를 좁게 하고 마음의 문을 닫게 합니다. 이는 당연하게도 더 나은 가치를 향한 움직임을 더디게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당연했던 것들이 과연 옳은 것들이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다양성의 추구와 그 이면의 차별에 대한 폭로, 달라지자는 외침들은 의미 있는 움직임입니다만, 각 개인이 직면한 여러 가지 일들에 따라 그 중요성과 수용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간극은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편가르기를 하며 상대를 비난합니다. 14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모차”와 “유아차”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집니다. 출연자가 “유모차”라고 말한 것을 자막에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쪽 성에 치우친 표현을 쓰지 말자는 취지로 제안된) “유아차”라고 표기했는데 실생활에서 익숙하던 단어를 굳이 바꾸라고 강요받는 기분이라 불쾌했다는 의견과 성평등을 위해 권고되는 단어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부딪혔던 겁니다.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한 세심한 제안과 배경 없는 강요는 다른 것이므로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람이 나쁘고, 이 모든 걸 이해한다는 사람이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다른 지점에 대해 소통하려는 마음이 부재하다는 건 좋은 시그널은 아니겠죠. 불통은 건강하지 못한 논쟁과 다툼을 만들고 중요한 주제를 시비거리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마지막으로는 마라맛 뉴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뉴스가 전달되는 방식이 점차 (끝을 모르고) 자극적으로 변해간다는 점인데요.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를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다 보니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뉴스의 헤드라인과 컨텐츠가 그에 맞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죠. Nature Human Behavio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단어당 클릭수가 약 2.3% 증가한다고 합니다. 나쁜 뉴스가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이고 드라마틱한 헤드라인과 컨텐츠를 담은 뉴스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올 한해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교권 추락과 관련된 뉴스들, 생생하게 들려오는 가해 학부모의 악의에 찬 고함은 당사자 뿐 아니라 뉴스를 시청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우울감을 주었습니다. 나쁜 뉴스는 사람들의 감정과 정신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지속적으로 나쁜 뉴스에 노출된 사람들은 우울증, PTS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염없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뉴스들을 반복해서 보는 사회 현상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이를 “Doomscrolling”이라 부릅니다. 여러 나쁜 뉴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젊은 세대가 “Doomer”라고 일컬어지는 극심한 비관주의자가 되는 사회 문제도 커져가고 있다고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인류애 상실”, “인혐(인간혐오)”와 같은 표현이 비슷한 배경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누적 사망자 수가 몇 만이 되었고, 그 중 많은 수가 어린아이였다는, 직접 겪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소식과 퇴근 후 귀갓길을 걱정하게 만드는 극한의 날씨, 열심히 살아도 어려운 경제, PTSD를 부르는 갑질 간접 경험, 커뮤니티에, 댓글 창에 쉽게 넘어가는 거 하나 없이 맹렬하게 불타오르는 논쟁, 서로를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세대·성별·이념을 가로지르는 첨예한 갈등, 하루가 멀다 하고 간신히 붙들고 있던 인류애가 바스러지는 수많은 이유들, 새삼스레 등장한 빈대까지-

2024년을 준비하며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사람들의 일상은 바로 “불편유발사회”입니다.

브랜드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현상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브랜드 전략을 전개해야 합니다. 2024년을 준비하며 우리 일상을 되짚어봅시다.

지난 몇 년간 전세계인들의 일상을 앗아갔던 코로나로부터 다시 예전의 생활을 되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함께 2023년이 시작되었습니다. 경보 수준이 낮아지면서 방역조치 등이 완화되고 매일을 마치 일기예보 보듯 체크해야 했던 확진자 관련 뉴스에서 비로소 벗어났고요. 그러나 그 해방감을 오롯이 누리기도 전에 또다른 나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 한 해였습니다. 전쟁은 끝나지 않고 새롭게 시작되었으며, 경제는 악화되고 유래 없던 기후 위기가 세계 곳곳을 할퀴었습니다. 언제나 나쁜 뉴스는 있어왔습니다만, 예전보다 훨씬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체로 미디어에서 다루는 이슈들은 남의 일, 저 먼 곳의 일처럼 치부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는 저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잦아진 산불과, 여름 태풍으로 인한 도시 마비, 기록적인 폭염과 이 모든 것들로부터 촉발된 먹거리의 가격 상승 등은 우리 일상을 뒤흔들었습니다. 사회적 이슈는 개인의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듭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각 개인이 이 이슈들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지 다시 한번 보고, 듣고, 느끼며 이슈에 대한 통각이 더 예민해집니다. 경제 위기와 물가 상승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바로 내 주변의 무지출 챌린지, 영끌 후일담에 대해 접하며 나도 모르게 위기감과 긴장감을 매일 새로 고침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사회적으로 팽배한 분열 때문입니다. MZ와 라떼, 한남과 김치녀, 1찍과 2찍, 갤레기와 앱등이- 세상을 흑백으로 갈라 내 편이 아니면 조롱하고 비하하는 문화는 사람들의 시야를 좁게 하고 마음의 문을 닫게 합니다. 이는 당연하게도 더 나은 가치를 향한 움직임을 더디게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당연했던 것들이 과연 옳은 것들이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다양성의 추구와 그 이면의 차별에 대한 폭로, 달라지자는 외침들은 의미 있는 움직임입니다만, 각 개인이 직면한 여러 가지 일들에 따라 그 중요성과 수용도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간극은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편가르기를 하며 상대를 비난합니다. 14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모차”와 “유아차”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집니다. 출연자가 “유모차”라고 말한 것을 자막에서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쪽 성에 치우친 표현을 쓰지 말자는 취지로 제안된) “유아차”라고 표기했는데 실생활에서 익숙하던 단어를 굳이 바꾸라고 강요받는 기분이라 불쾌했다는 의견과 성평등을 위해 권고되는 단어이기 때문에 문제 삼을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 부딪혔던 겁니다.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한 세심한 제안과 배경 없는 강요는 다른 것이므로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람이 나쁘고, 이 모든 걸 이해한다는 사람이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다른 지점에 대해 소통하려는 마음이 부재하다는 건 좋은 시그널은 아니겠죠. 불통은 건강하지 못한 논쟁과 다툼을 만들고 중요한 주제를 시비거리로 만들어 버리니까요.

마지막으로는 마라맛 뉴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뉴스가 전달되는 방식이 점차 (끝을 모르고) 자극적으로 변해간다는 점인데요.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를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다 보니 더 많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뉴스의 헤드라인과 컨텐츠가 그에 맞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죠. Nature Human Behavio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단어당 클릭수가 약 2.3% 증가한다고 합니다. 나쁜 뉴스가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이고 드라마틱한 헤드라인과 컨텐츠를 담은 뉴스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올 한해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교권 추락과 관련된 뉴스들, 생생하게 들려오는 가해 학부모의 악의에 찬 고함은 당사자 뿐 아니라 뉴스를 시청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우울감을 주었습니다. 나쁜 뉴스는 사람들의 감정과 정신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지속적으로 나쁜 뉴스에 노출된 사람들은 우울증, PTS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염없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뉴스들을 반복해서 보는 사회 현상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이를 “Doomscrolling”이라 부릅니다. 여러 나쁜 뉴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젊은 세대가 “Doomer”라고 일컬어지는 극심한 비관주의자가 되는 사회 문제도 커져가고 있다고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인류애 상실”, “인혐(인간혐오)”와 같은 표현이 비슷한 배경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누적 사망자 수가 몇 만이 되었고, 그 중 많은 수가 어린아이였다는, 직접 겪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고통스러운 소식과 퇴근 후 귀갓길을 걱정하게 만드는 극한의 날씨, 열심히 살아도 어려운 경제, PTSD를 부르는 갑질 간접 경험, 커뮤니티에, 댓글 창에 쉽게 넘어가는 거 하나 없이 맹렬하게 불타오르는 논쟁, 서로를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세대·성별·이념을 가로지르는 첨예한 갈등, 하루가 멀다 하고 간신히 붙들고 있던 인류애가 바스러지는 수많은 이유들, 새삼스레 등장한 빈대까지-

2024년을 준비하며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사람들의 일상은 바로 “불편유발사회”입니다.